
요즘처럼 창문 열기 애매한 날씨엔 방 안에 냄새가 은근히 맴돌기 쉽죠. 특히 요리하고 나서나 빨래를 방 안에 널었을 때, 혹은 오래 닫혀있던 방문을 열었을 때 나는 특유의 퀘퀘한 냄새, 정말 신경 쓰이더라고요. 처음엔 시중에서 파는 방향제나 탈취제를 썼지만, 인공 향이 너무 강하거나 오히려 머리가 아픈 경우도 있었어요.
그래서 조금씩 천연 재료로 탈취제를 만들어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효과도 좋고 만드는 재미도 있어서 지금은 집안 곳곳에 직접 만든 탈취제를 두고 씁니다. 요리 냄새, 곰팡이 냄새, 담배 냄새까지 꽤 잘 잡아줘서 만족하고 있어요. 오늘은 제가 실제로 써보고 효과 본 천연 탈취제 레시피와 사용 팁을 공유해볼게요.
천연 탈취제를 만들기 전에 알아야 할 것
우선 한 가지 기억해두면 좋은 점이 있어요. 탈취는 단순히 향으로 덮는 게 아니라, 냄새의 원인을 중화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천연 재료를 사용할 땐 어떤 냄새를 없애고 싶은지에 따라 재료를 선택하면 더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건, 대부분 재료가 이미 집에 있다는 점이에요. 별도로 뭘 사러 갈 필요 없이, 주방 찬장이나 세면대 아래 수납장만 열어봐도 필요한 재료는 충분히 나올 거예요.
커피찌꺼기 탈취제
카페 다녀오면 한 번쯤 받아봤을 커피찌꺼기, 그냥 버리지 말고 탈취제로 활용해보세요. 냉장고나 신발장, 작은 방이나 옷장 안 냄새 제거에 효과가 아주 좋습니다.
커피찌꺼기를 신문지나 베이킹 페이퍼 위에 얇게 펴서 바짝 말려줍니다. 완전히 마른 뒤에는 작은 그릇이나 망사 주머니에 담아두기만 하면 끝이에요. 주머니 안에 계피나 말린 허브 한두 조각을 같이 넣으면 은은한 향까지 더해져요.
저는 특히 신발장 안에 넣어두면 퀘퀘한 냄새가 확 줄어드는 걸 느꼈습니다. 대신 커피찌꺼기가 습기를 잘 흡수하니, 두세 주에 한 번씩 갈아주는 게 좋아요.
베이킹소다 탈취제
집에 청소용으로 베이킹소다 하나쯤은 갖고 계시죠. 이 베이킹소다가 냄새 흡수에도 정말 탁월합니다. 탈취제 만들기에도 딱이고요.
베이킹소다를 유리병이나 종이컵에 담고, 입구를 거즈나 얇은 천으로 덮어 고무줄로 고정해주면 간단한 탈취제가 됩니다. 여기에 말린 라벤더, 티트리 오일을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기능과 향 둘 다 잡을 수 있어요.
저는 이걸 화장실 선반 위, 옷장 안, 책상 서랍 등 여러 곳에 두고 써요. 냄새가 강한 날은 아로마 오일을 조금 더 추가해서 조절해도 됩니다.
식초 탈취 스프레이
식초는 강한 향이 나지만, 공기 중 냄새를 중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나요. 특히 담배 냄새나 음식 냄새처럼 오래 머무는 악취 제거에 효과적이었습니다.
분무기에 정제수와 식초를 1대1 비율로 섞고, 여기에 레몬 껍질이나 박하잎을 넣어 하루 정도 우려내면 식초 냄새도 한결 부드러워집니다. 이걸 커튼이나 소파에 가볍게 뿌려주면 쿰쿰한 냄새가 정말 잘 사라져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밝은 색 패브릭엔 직접 뿌리기보다 공기 중에 분사하는 게 좋습니다. 혹시 모를 변색을 막기 위해서요.
천연 탈취제, 이렇게 활용하세요
만든 탈취제를 잘 배치하는 것도 중요해요. 저는 공간별로 조금씩 다르게 활용하고 있는데, 생활 습관과 맞춰보면 더 효과적입니다.
방 안
침대 머리맡, 책상 위엔 베이킹소다 탈취제를. 커피찌꺼기는 책장 구석에 두면 은근 향도 좋고 냄새도 덜해요.
신발장
가장 효과를 본 곳 중 하나예요. 커피찌꺼기를 주머니에 넣어 신발 안쪽에 하나씩 넣어두면 냄새가 훨씬 줄어듭니다.
화장실
식초 스프레이는 화장실 탈취에 최고예요. 급할 때는 그냥 식초 희석액을 한두 번 뿌리는 것만으로도 냄새가 훨씬 순해져요.
옷장
소형 병이나 티백 파우치에 베이킹소다와 말린 허브를 섞어 넣어두면 옷에서 향긋한 냄새가 나요. 향수보다 더 자연스럽습니다.
마치며..
천연 재료로 만드는 탈취제는 비용도 적게 들고, 집 안 냄새에 딱 맞춘 맞춤형 향기를 만들 수 있어요. 특히 어린아이나 반려동물 있는 집이라면 인공 방향제보다 훨씬 안심할 수 있는 선택이죠.
무엇보다 내가 만든 탈취제를 집안 곳곳에 두면 그 공간에 대한 애정도 더 생기더라고요. 효과도 좋고, 기분도 좋아지는 천연 탈취제, 오늘 한 번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방 안 공기가 바뀌면 생활의 분위기도 바뀝니다. 직접 해보면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거예요.